
수능이 2주도 남지 않았습니다. 수험생은 마지막 실전 감각을 붙잡느라, 부모님은 도시락 메뉴와 시험장 가는 길을 고민하느라 정신없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막상 시험이 끝나면 많은 가족이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 잠깐 멈춥니다. 수능은 입시의 끝이 아니라 석 달짜리 후반전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026년 11월 19일 목요일에 치러집니다. 이 글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누리집에 올라온 주요 일정과 9월 8일 발표한 응시원서 접수 결과, 그리고 대학교육협의회가 정한 2027학년도 대입 주요 일정을 11월 6일 기준으로 확인해, 시험 다음 날부터 내년 2월까지 무엇을 언제 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올해 수능, 숫자로 먼저 보면
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1,864명으로 지난해보다 2,310명 줄었습니다. 전체 규모는 비슷하지만 속은 꽤 달라졌습니다. 재학생은 355,391명으로 16,506명 줄어든 반면, 졸업생은 173,706명으로 13,784명 늘었습니다. 졸업생 비중이 31.5%까지 올랐고, 검정고시 등 지원자를 합친 이른바 N수생은 19만 6천 명을 넘어 2004학년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배경에는 제도 변화가 있습니다. 올해는 내신 9등급제와 국어·수학·탐구 선택과목이 있는 현행 수능 체제로 치르는 마지막 대입입니다. 2028학년도부터는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고 수능 선택과목도 사라지기 때문에, 지금 체제에서 한 번 더 도전하려는 수험생이 늘었다는 해석입니다. 탐구에서 사회탐구만 고른 지원자가 69.6%로 작년보다 8.6%포인트 오른 이른바 ‘사탐런’도 올해 입시의 큰 변수로 꼽힙니다.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따질 때 선택과목별 등급 인원 변화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11월 19일 저녁부터 12월 1일까지: 가채점과 정답 확정
시험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가채점입니다. 문제와 정답은 시험 당일 교시가 끝날 때마다 평가원 누리집에 올라옵니다. 올해부터 수험표 뒷면에 가채점표가 인쇄되어 나오는데, 시험 시간 안에 답을 옮겨 적어야 하고 종료령이 울린 뒤에 쓰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은 11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받습니다. 평가원은 심사를 거쳐 12월 1일 화요일에 정답을 확정 발표합니다. 대부분은 시험 당일 공개된 정답과 같지만, 바뀌는 해도 있으니 수시 최저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는 확정 정답으로 한 번 더 맞춰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가채점 결과는 수능 이후 논술과 면접에 응시할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최저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면 그 시간을 정시 준비에 쓰는 것이 낫습니다.

🎤 수능 직후 주말부터: 대학별 고사
수시 원서를 낸 수험생에게 수능 다음 주말은 쉬는 날이 아닙니다. 상당수 대학의 논술과 면접이 수능 직후 주말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몰려 있습니다. 대교협 일정상 수시 전형 기간은 12월 17일까지입니다. 고사 날짜가 겹치는 대학이 있는지, 수험표는 언제 출력하는지, 고사장은 어느 캠퍼스인지를 지원 대학 입학처 공지에서 미리 확인해 두세요. 수능 날 긴장이 풀린 상태로 일정을 착각하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 12월 11일: 성적표가 나오는 날
수능 성적은 12월 11일 금요일에 통지됩니다. 지난해보다 엿새 늦습니다. 재학생은 다니는 학교에서 성적통지표를 받고,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는 이날부터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성적표에는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적히는데,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라 등급만 나옵니다. 한국사는 필수 영역이라 응시하지 않으면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된다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해 두세요.
온라인 발급 시각도 미리 알아 두면 좋습니다. 시행세부계획 공고 기준으로 졸업생 등은 오전 9시, 재학생은 오후 2시부터 성적통지표 발급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고, 같은 내용의 성적증명서는 오후 6시부터 별도 누리집에서 뗄 수 있습니다. 온라인 성적통지표 발급은 2027년 1월 7일 오후 6시까지만 열리니, 정시 원서를 쓰기 전에 파일로 저장해 두는 것을 권합니다.
성적이 나오면 정시 지원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같은 원점수라도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지고, 대학마다 반영 비율과 변환 표준점수가 다르니 가채점으로 세웠던 계획을 실제 성적으로 다시 계산해 봐야 합니다.
12월 18일~29일: 수시 발표, 등록, 그리고 충원
수시 합격자 발표는 12월 18일까지 마무리됩니다. 합격자 등록은 12월 21일부터 23일까지이고, 이후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는 12월 29일 18시에 마감됩니다. 충원 합격은 전화나 문자로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아, 이 기간에는 휴대폰을 꺼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꼭 알아야 할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수시에 합격하면 등록하지 않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수시 납치’입니다. 가채점 결과가 생각보다 잘 나와 정시를 노리고 싶다면, 최저 기준이 있는 수시 전형의 논술이나 면접에 응시할지부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1월 4일~7일: 정시 원서접수, 그리고 2월
정시 원서접수는 2027년 1월 4일부터 7일 사이에 대학별로 3일 이상 진행됩니다. 대학마다 마감일이 다를 수 있으니, 지원할 대학 세 곳의 마감 날짜와 시간을 따로 적어 두세요. 정시는 가·나·다군에서 한 곳씩, 최대 세 곳까지 지원할 수 있습니다. 전형 기간은 가군 1월 11~17일, 나군 1월 18~24일, 다군 1월 25~31일입니다.
정시 합격자 발표는 2월 5일까지, 등록은 2월 10일부터 12일까지입니다. 이후 미등록 충원이 이어지고, 그래도 자리가 남는 대학은 2월 19일부터 26일까지 추가모집을 합니다.
이 석 달 동안 가족이 함께 챙기면 좋은 것도 있습니다. 수시와 정시 일정이 겹치는 12월에는 대학별 고사, 충원 연락, 성적 분석이 한꺼번에 몰립니다. 공유 캘린더 하나에 날짜를 모아 두고, 대학별 입학처 공지를 누가 확인할지 미리 나눠 두면 마감을 놓치는 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달력에 옮겨 적을 날짜만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1월 19일 수능, 12월 1일 정답 확정, 12월 11일 성적 통지, 12월 18일 수시 발표 마감, 12월 21~23일 수시 등록, 1월 4~7일 정시 원서접수, 2월 5일 정시 발표 마감입니다. 시험 전날에는 이 글을 덮고 푹 자는 것이 가장 좋은 준비입니다. 나머지는 시험이 끝난 뒤에 하나씩 챙기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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